序 詩
 

볕 좋은 담장 아래에서

소녀와 소년이 소꿉놀이를 합니다.

어저께는 의사선생님이 된 소녀가

소년에게 암 선고를 내리더니

오늘은 어떤 남정네의 아낙이 되어

술 취한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습니다.

참다 못한 사내가 버럭 화를 내며 밥상을 엎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부부싸움이 점입가경인데

"종구야아, 밥묵어라이-" 소리에

화면은 일시 정지가 됩니다.

소년은 술이 깨서

온다간다 말도 없이 집으로 달아나고,

혼자 남은 소녀는

흩어진 밥 사발은 본체 만체하더니

언제부턴가 두엄 위의 두꺼비에 넋이 나갔습니다.

.......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놀이라는 것을 잊고 살지만

끝내 잊어버리지는 않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