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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Ⅰ)
중화  2017-04-30 23:04:59, 조회 : 205, 추천 : 11
육체를 혹사시켜 땀을 흠뻑 흘리고 기진(氣盡)해서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도록 하는 것도 가끔 해 볼만한 일이다. 한참은 머리가 맑아지고 멍한 상태에서 오히려 망상이 들지 않는다.
생활을 하거나 업무를 하면서 우리는 너무 目前의 일이나 현상에 얽매이게 마련이다. 매이다 보면 매일수록 또한 집착하게 되어서 마음을 빼앗기고 평정심을 잃곤 한다. 지나친 욕구에 매사 충족되지 못하게 되면 또 거기에서 고통스러워 하게 되고, 자기 자신이 이루고 도달하고자 하는 것, 또는 그 수단과 과정들에 자기의 기준과 잣대를 설정하여 스스로 고정시키고 얽매인다.
욕망이 근저를 이루는 생각들은 또 집착이 되어 얼마나 쫓아다니며 괴롭히는지...

살아 가는데 있어 우리가 늘 그래 왔듯이 각자의 기준과 잣대, 각자의 색안경(각자 ego의 投影)으로 시비 분별을 장착하여 지지고 볶고 부대끼며 살아 간다. 그 놈의 생각은 또한 한 시도 쉼이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이어져 심신을 피폐하곤 한다.
本末이 轉倒되어 본질을 못 보고 겉만 맴도는 兩邊의 우매함이란...
그래서 차라리 자신의 육체를 혹사시켜 숨을 몰아 쉬며 땀을 흠뻑 흘려 기진(氣盡)해서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는 것이 오히려 마음 건강에 좋을 것이다. 잠시라도 생각을 끊고, 혹은 따라다니지 않고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일상을 살면서 (가끔이라도)자신을 돌아본다는 것, 이것은 쉬울 것 같으면서도 쉽지만은 않다.
자신을 조용히 돌아보면서 살아오는 동안 자신이 알고 있고 자신 속에 쌓아 왔던 것들을 애지중지하여 자기 마음 속에 형을 갖춰 집을 짓고 무슨 전가의 보도처럼 만고불변의 orthodox인 양 하게 하는 그런 관념들을 조용히 觀해 보는 것이다. 마치 자기가 자기의 뒤통수를 위에서 내려다 보는 '조감도(鳥瞰圖)'적인 방식으로.
자기 마음을 돌아보는 이러한 방법들을 반복 연습하다 보면 바로 눈 앞의 일에만 갇혀 있던 우리의 시야가 좀 더 넓게 트이고 얽매였던 조급함과 편협함으로부터 비로소 약간은 여유로워지고 느긋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각자가 애지중지해 왔던 것들도 결국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것이며 늘 변해 가고 있고 또한 無常하기 때문이다.
觀해보는 것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자기 속에 가지고 있었던 모든 가치들을 버리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속에 금과옥조처럼 지켜 왔던 모든 것들을 버려서 마음을 비우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사실 '버린다' 라고 하는 것보다는 자기 마음 속 그 어떤 것에도 가치나 priority의 순위를 두지 않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평등하게 대하는 것이다(마치 남의 집 일 구경하듯이).
생각의 불가피성이라고나 할까.
“…단 한 순간도 바깥경계와 떨어질 수 없는 우리의 감각기관은 바깥으로부터 인지되는 모든 정보를 뇌로 보내고 뇌는 그 정보를 받아들여서 오온(五蘊) 즉,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의 과정으로 생각을 만든다. 이것은 우리의 뇌가 인연으로 반응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어서 정상적 인간이라면 누구도 예외일 수가 없다. 다시 말해 외부의 바깥경계에 우리의 생각 역시(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연기(緣起)의 작용으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삼라만상의 모든 현상과 모양 있는 것들은 드러난 찰나에는 그대로 법(法)이고 진리이지만 緣起法으로 잠시도 머물지 않고 흘러가기 때문에 잡을 수도 없고 ‘이것이다’하는 모양도 사실 없다.’
무엇 하나 변하지 않는 실체가 있어 ‘확실히 이것이다’라고 규정(define)할 것이 아무것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각 또한 불가피하게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인연으로 생겨나기 때문에 조건(이루 셀 수 없는 수 많은 factor들의 조합과 연계로 인한)의 생멸에 따라 일어나고 사라지는 환상이고 물거품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이 일어난다고 해서 좇아가 잡을(執) 필요도, 따라다닐(隨) 필요도, 자기의 가치를 개입시켜 끌어 안고 뭉개고(着)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무슨 도 닦는 수행자도 아니고 더욱이 깨우친 도인도 아니어서 한 생각 돌이켜 무슨 큰 깨달음을 證得할 것도 아니지만, 다시 저자의 거리에 나가 주어진 삶을 하루하루 영위해 나가며 눈 앞에 당장의 일에 얽매이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하더라도,
(물론 각자가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되)
자기 확신을 가지고 맑고 겸허한 마음으로 인간의 시비와 분별로 인한 집착과 착각이 아닌 ‘있는 그대로(實相) 실답게(如實) 알고 보아야(知見) 할 것이다' 라고 믿는다.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차츰 연습과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새 어떤 경계(境界)에도 휘둘리거나 끄달리지 않는 평정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한다.
굳이 육체를 혹사시켜 땀을 흠뻑 흘리고 기진(氣盡)해서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도록 하여 멍한 상태에서 망상이 들지 않도록 할 것도 없이 말이다.

내가 今生에 가장 염원하는 것 중의 하나는 어떤 경계에도 휘둘리지 않고 물듦이 없이 평상심으로 일상을 늘 ‘있는 그대로’ 契合하는 것이다.


중화
중국 출장 다녀 와서 요 며칠 사이 꽤 바쁜 일들이 있어 오늘도 느지막이 귀가했는데, 마침 수인의 전화가 와서 아차 싶었다. 말일이라 또 쫓기듯 며칠 전에야 겨우 써 놓았던 원고를 '역시 말일 다 되어가는 시간에' 올린다. 2017-04-30
23:09:17

 


白下
으흠~ 역시 대단하십니다. 그 바쁜 와중에도...이렇게 한결같으시다니...
제가 볼 때 중화께서는 이미 평상심시도를 이루셨습니다. ^^ 화두를 놓지 않고 끊임없이 정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반증입니다. 아무리 미련한 곰이라도 3년이면 터진다는데... ^^
2017-05-01
02:57:18

 


해설
중화의 법어, 나도 늘 느끼고 있습니다. 자신(생각, 의지, 욕망, 감정 등)을 대상화해서 바라보면, 그것에 얽매일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중화, 요즈음 어떤가요? 또 무슨 까다로운 요구를 하지는 않나요? 그리고 그곳 사람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2017-05-01
03: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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