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다컴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고별사
수인  2015-01-26 09:07:29, 조회 : 1,364, 추천 : 285
사람다컴이 세상의 빛을 본 지가 근 15년에 이릅니다. 강산이 한번 반 쯤 바뀐 시간입니다. 게다가 그간에 이군이 4대강에 ‘삽질’을 하는 바람에 더 많이 바뀌었을 겁니다. 방을 빼려고 그동안 쓴 본문만 백업해보니 A4로 1000쪽이나 되는군요. ‘양으로만’ 친다면 300페이지 책 10권 분량입니다. 물론 대부분은 허접쓰레기지만, 쓸 때마다 나름대로 고심해온 흔적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참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별 소리를 다 하고 살았습니다. 지난 글을 읽어보면 남우세스러워서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이래저래 정리하긴 잘 한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오래 익숙해왔고 정을 들였던 무엇을 떠나는 일은 다반삽니다. 늘 쉽지 않은 일이지만, 떠나야 할 때는 제때 떠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저는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 뭉기적거리다가 때를 여러번 놓치고 너무 늦게 떠나는 셈입니다. "한 공간에 여럿이 모여 제각기 자기의 면목과 색깔을 낸다면 백화가 난만하듯이 아름다우리라“는 애초의 의도와 기대가 무망하다는 것을 확인하는데 수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한데 모여 있기 때문에 개점휴업이나 태업이 많은 것도 아닐 겁니다. 혼자라면 세상에 자기 생각을 드러낼 엄두를 아예 안내거나(저도 처음엔 그랬는데 ”하루사의“의 목한의 권유로 ABC21에 기명칼럼을 쓰기 시작한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죠.), 혹 그런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겼더라도 중도에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다컴의 ‘실패’ 원인을 ‘무모한’ 기획에 돌리는 이유입니다.

보시다시피, 공동 공간으로서의 사람다컴의 명분과 실질은 오래전부터 따로 놀았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모여서 술 마시거나 놀러가는 데나 필요한 쪽지 정도에 불과한 것이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스마트폰의 기능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출구를 찾아보려고 별 궁리를 해봐도 피로도만 누적될 뿐이었습니다. 본문이건 댓글이건 구차하게 무슨 결의(물론 웃자고 한 얘기들이었습니다만)와 협박으로 독려할 문제도 아닙니다. 그래서 그 취지와 명분에 값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다컴을 폐쇄하려고 해도 이제는 여러 사람의 公器가 되어버린 마당에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이 일은 또 토론을 통해 ‘바람직한’ 결론에 이를 성질의 것도 아니라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그래서 오늘 부로 제가 방을 빼기로 했습니다. 남아있는 분들에게 사람다컴이라는 사이트에 대한 모든 권리를 양도하고, 운영에 더 이상 간여하지 않겠습니다. 폐쇄를 하든지 리모델링해서 다시 사용하든지 뜻대로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포털에서 블로그나 하나 얻든지 해서 가외의 에너지 소비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오랫동안 알게 모르게 사람다컴에 묶여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죽을 때가 되어 한평생 근심거리만 되어온 몸을 벗을 때도 “제 몸”이라고 애착이 갈까요? 후련한 게 정상이 아닐까요?

끝으로, 사람다컴과 그동안 함께 ‘놀아’주신 주민, 과객 여러분께 고마움을 표해야겠습니다. 제가 별로 진득한 사람이 되지 못해서 사람다컴이 없었다면, 질은 고하간에 도저히 그만한 양의 잡문은 생산하지 못했으리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함께 글을 쓰거나 댓글을 통해, 때로는 설익은 논변을 질타하시고, 때로는 오류를 지적하시며, 일일이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공부를 시켜주신 주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묵묵히 읽어주시는 것만으로 용기와 경책을 주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여러 독자들께 큰 절을 올립니다.  

                                                    2015년 1월 26일
                                                                                               水印 再拜



ps. 현재 “나룻배”(그런게 있었나 - 하실 분도 많겠지만)는 완전히 비웠습니다. “물우에쓰다”도 백업이 다 끝났는데 일일이 지우기 번거로와서 박실땅에게 부탁해서 방 자체를 들어내는게 좋겠습니다. - 이사 끝-  


효산
통재라!
무어라 할 말이 없다.
내 자신이 안일하게 하루 하루 하루를 지내다 보니 이리 돼 버렸다.
촌장 입장에서 게으르고 그냥 놀고 먹자 하는 촌민들이 어찌 좋게 보였겠는가!
모두의 잘못이다. 촌장 역시 이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삼백 페이지 책 10권 분량의 불만을 가슴에 넣어 놓고 어떻게 웃는 낯으로 촌민들을 대하여 왔는가? 지금 화요 한병에 맥주 한캔을 섞어 마시다가, 한 마디 한다. 그 동안 마을의 존재가 우리에게 베풀어 준 즐거움, 기꺼움, 자부심 이런거 잊지 말자. 존나 취하네.
2015-01-26
23:15:28

 


수인
그러잖아도 우유부단한 사람 자꾸 흔들지 말고,
중의를 모아 알콩달콩 잘 꾸려가 보소.
나도 자주 놀러올 터이니.
어쩌면 그동안 나라는 존재 자체가 걸림돌이었을지도 모를 일이고...
박실땅(이사가 되어도 나는 박실장)이 오늘 작업해준다네
2015-01-27
08:10:37

 


중화
무슨 말도 안되는...
......

5년 전 열심히 꼬드기면서 왕부담을 팍팍 주어 꼼짝없이 주민으로 들이 앉혀 글재주 어눌하고 不敏한 놈 고생 꽤나 시키더니만,
그리고 엊그제 모임에서는 서로 더욱 분발하여 잘해보자더니만,
갑자기 왠 고별사라니.
그 동안 어떠한 상황과 처지에 있더라도, 혹은 지구 어디에 있더라도,
스스로 지켜 나가자 했던 나름 대로의 '순수한(?) 결기'를 무색케 해 버리네 그려.

'오래 익숙해왔고 정을 들였던 무엇을 떠나는' 무슨 또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을 지 모르지만,
애초의 사람다컴의 취지와 명분이 퇴색되고 변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사람다컴과 그동안 함께 ‘놀아’주신 주민, 과객 여러분께 고마움'이 진심이라면 또한 '묵묵히 읽어주시는 것만으로 용기와 경책을 주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여러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지금은 명분과 실질을 구분할 필요 없이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며(새로운 의미가 없으면 또 없는 대로) 옛 '즉비'의 맥을 이어 가면서
그런대로 흘러 가면 안되겠나?
2015-01-27
13:57:43

 


구하
이틀 동안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아픈 마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물만 흐리는데 일조한 것 같아,
이제 열심히 글 농사 지으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중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다시 한 번 숙고해주시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2015-01-27
15:03:25

 


수인
잘 아시다시피 저는 말을 돌려서 하는 걸 잘 못합니다.
저는 주민들에게 섭섭한 마음이 없습니다.
고별사의 제 심경을 액면 그대로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한때는 방을 잡아놓고 글을 안쓰는 게 이해도 안되고, 좀 성질도 났습니다만 억지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곱게 받아들였습니다.

- 중화야, 니까지 이러기냐? ....도움이 안돼...

- 구하는 마음 아파하시지 마세요. 제가 부글부글 끓는 마음으로 나온게 아닙니다. 제가 편하려고 하는 짓이니 구하와 주민들께서는 좀 괘씸하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효산의 강압에 굴복해서(일단 올린 글은 마을 소유라나 뭐라나) 일단 방은 안빼고(박실땅이 일을 끝낸 후에 다시 전화해서 원상복귀) "와룡동"으로 칩거하는 쪽으로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2015-01-27
17:39:17

 


수인
.....그러나 쓰면서도 드럽게 재미없었던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for what? 2015-01-27
21:10:07

 


白下
충분히 이해됩니다.
드릴 말씀이 없네요. ㅠㅠ
2015-01-27
22:15:30

 


완정
유구무언입니다. 촌장님 고군분투에
최소한의 부응을 못돼을결국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군요.
하지만, 잘 수습된다는 전제하에 이번 일이 하나의 긍정적인
전기가 될수도 있자는 바램입니다.
전에도 비슷한 일이 한두번 있었는데
극복됐던 걸로 보고싶고요. 이번 일 또한
거쳐가는 과정으로 보고싶습니다.
사실 모든 게 모바일이나 sns쪽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현실을 무시할수 없자면 우리 사이트도 새 환경 변화에
어느정도 적응이 필요한 시면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온라인 사이트가 고전하는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측면도
있거든요. 어떻게 mobile&sns 시대를 살아남을 것은가?
지혜를 모아야하는 문제인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번 순례때 숙고해 보시지요.
2015-01-28
05:23:50

 


완정
제가 여행중에 서투르게 올리느라 오타가 많습니다. 2015-01-28
05:27:54

 


꿈꿀권리
죄송합니다.... 2015-02-02
11: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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