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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우에쓰다 | 나룻배



음미되지 않은 삶?
수인  2017-05-10 16:52:37, 조회 : 224, 추천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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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마땅히 음미되어야 한다. 27일 모임에 가져갈 술을 거르느라 점심도 걸렀다. 조수 없이 혼자서 하자니 2시간도 넘게 걸리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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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음미(吟味)되지 않은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소크라테스의 말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의 말이라고도 한다. 나는 막연하게 그럴듯한 말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인생과 술은 충분히 맛보고 즐길 수 있어야 하므로- 정확히 어떤 의도에서 한 말인지 궁금했다. 近者에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또 다시 이 말이 내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희랍어를 상고할 능력이 없어서 영역을 찾아봤더니 “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이다. appreciate도 아니고, enjoy도 아니고 examine이라니! 내가 모르는 희랍어는 제쳐두고, 영어와 우리말 번역만 대조해보면 내 짧은 영어 실력으로도 뭔가 mismatch가 있는 것 같다.

알다시피, examine은 어떤 대상을 조사하고 검토하는 이성적 행위인데, 음미(吟味)라는 것은 사물을 감각적, 혹은 감성적으로 수용하고 즐기는 행위다. 그렇다면 영어가 희랍어의 정확한 번역일까 아니면 영문의 부정확한 우리말 번역이 도리어 희랍어 원의에 근접하는 것일까? 만약 저 말이 소크라테스의 말이라면,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성찰하는 그 양반의 평소 언행을 미루어볼 때, examine이 대충 맞을 것 같다. 그러면 왜 우리말 번역자는 “음미”라고 했을까? 혹시 이것이 영문번역이 아니고 희랍어 X를 직접 번역한 것일까? 우리나라 번역 상례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래저래 "음미"라는 번역이 심히 수상쩍다.

서두로 돌아가서, 近者에 왜 이 문구가 나의 뇌리를 스쳐갔을까?
始末은 이러하다: 우리나라 정치 풍토의 오래된 폐습으로, 좌우 이념에 정도 이상으로 경도된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의 언행을 보면 도저히 이성적 사고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성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성찰(examine, reflect, introspect)이다. 바깥을 내다보다가도 내 눈에 백태가 안 끼었는지, 어떤 편견에 사로잡혀서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자기 자신을 돌이켜(intro) 보는(spect) 것이 이성이다. 그런데 좌우의 극단 5%에 속한 사람들은 하도 사용하지 않아서 이성이 퇴화된 모양이다. 뭐가 씌었는지 환갑 노인의 분별력이 유치원생도만도 못하니 그걸 보고 있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다.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게 이성 때문인데 이성이 기능하지 않으면? 그래서 나는 이성이 제대로 작동해야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성찰이 없는 인생은 무의미하다”고 늘 생각해왔는데, 혹시 소크라테슨가 누군가 흘렸다는 저 驚句의 진의도 그런 것이 아닐까 의구심이 생긴 것이다. 아직 철저하게 검증해보지는 못했지만, “음미되지 않은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는 번역이 석연치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전말이 확실하게 밝혀질 때까지 또 하나의 alternative로 나의 possible 번역을 제시한다.      

曰, “성찰하지 않는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


해설
주민들에게 고산약술 맛을 보여 주기 위해 고생하시는 수인께 감사. 그날이 기다려집니다. 그런데 지금 걸러 보름씩이나 익히나? 초가 되지 않나?

성찰하는 삶은 그런대로 성찰하지 않는 삶도 또 그런대로 흘러간다고 봅니다. 내가 보기엔 누구나 성찰하며 살아간다고 봅니다. 누구나 삶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자기 생각에 집착하느냐의 문제겠지요.
2017-05-13
01:05:12

 


수인
고산약술은 숙성될수록 맛이 좋아지고 또 진해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냉장보관시 6~7개월, 최대 1년까지 보관가능합니다.

여기서 성찰은 "삶에 대한 견해"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뜻합니다. "성찰하는 삶은 그런대로 성찰하지 않는 삶도 또 그런대로 흘러간다"? 설마 선악도 없고, 지향해야할 가치도 없다는 말씀은 아니겠지요?

오늘 좋은 소식을 듣고 앞으로 좀 더 많이 부드러워져야겠다는 마음을 내서 이전 댓글을 일부 수정했다. 차카게 살아야지!
2017-05-13
19:53:59

 


白下
캬~~ 보기만해도 군침이 도는군요. ^^*
주민들을 위해 이토록 노고를 아끼지 않으시다니...
아으 다롱디리

화~ 수인께서 저리 부드러워지시다니
사람 마을의 봄이 화사합니다. ^^*
경긔 엇더하니잇고
2017-05-14
23: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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