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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우에쓰다 | 나룻배



春日 三題
수인  2017-03-26 22:30:40, 조회 : 275, 추천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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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효산 - 천민 - 수인 - 미산. 우리 조카는 렌즈 이쪽에 있는데, 자세히 보니 카메라가 매우 흔들렸다. 때찌! 그래도 역광의 분위기가 괜찮아서 골랐음.
2. 서비스로 내가 찍은 것도 올린다. "우리 조카"가 보인다. 이것도 해상도가 별로..... 근데 효산은 술병을 잡고 있는 모습만 찍히네 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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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樹欲靜而風不止
(나무는 고요하고자 해도 바람이 그치지 않는구나)

휴일 아침, 태극권 서너 투로(套路) 하고, 茶까지 몇 잔 마신 후에 잠시 忙中閑을 즐기고 있는 참에 효산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집안 조카(라지만 친구 사이다)와 천민과 함께 들어오겠다고 한다. 손전화 너머로 들리는 조카의 목소리 - “잠깐 차나 마시자”는 것이다. 내 일이 산적해 있고, 잠깐이 한참이 되고, 그 차가 곡차라고 한들 내가 마다하겠는가. 그런데 조금 있다 또 전화가 울려서 열어보니 미산이 “점심이나 한 그릇 먹자”고 한다. 그래서 "느그들끼리 서로 연락해서 들어오라"고 했다. 어차피 오늘은 친구들과 점심 먹고 차 마셔야 하는 날인가보다 한다. 바람이 불면 나무가 흔들리는 게 정상이다.

2. 禍福相轉問塞翁
(화복의 뒤바뀜은 변방의 노인에게 물어보라)

이것은 진부한 修辭가 아니다. 60년 즘 살아보면 어느 누구에게도 인생은 녹록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김동인의 <배따라기>에 나오는 배따라기 잘 부르는 뱃사람이 형에게 한 말이 거의 정답에 가깝다. “형님, 거저 운명이 제일 힘 셉데다!”(기억에 의존한 것이라 정확한 워딩은 아니다. 이북 사투리는 맞다) 이것을 싸구려 운명론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나폴레옹인가 - 가 호언했다는 말이 전해온다. “운명이여 비켜라 - 내가 간다!”(이 또한 진위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또 결과론으로밖에는 논평할 수 없는 주제긴 하지만, 운명은 나폴레옹을 비켜가지 않았다. 禍와 福이 뒤바뀌는 것도 우리는 늘 일상에서 겪고 산다. 예컨대, 3공화국 박통 내외가 비명에 간 것은 흉사다. 내가 볼 때 그 흉사 덕분에 그 딸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전화위복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될 그릇이 못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탄핵을 맞는다. 전복위화다. 그런데 탄핵이라는 흉사를 만나서 앞으로 손톱만큼이라도 인간성을 회복한다면 또 다시 탄핵이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그럴 가능성이 적다는 게 문제지만) 아무튼 어떤 일이든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은 없다. 같은 일도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길하기도 하고 흉하기도 하다. 대체로 나이가 들면서 현명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수많은 반복 체험을 통해 禍福에 대해 초연한(혹은 겸허한) 자세를 배우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 속의 상 중간에 놓인 접시에는 “가오리무침”이 담겨 있다. 내막은 이러하다: 안동 신시장에서 산 가오리(35,000원)를 토막을 내서, 막걸리에 1시간 쯤 담았다가 꼭 짠 후에 초고추장+간장+마늘+설탕+와사비를 섞은 소스에다가 쪽파와 미나리와 함께 버무린 것이다. 주방장은 효산이고 나머지는 주방보조역. 자칭 맛을 안다는 미산을 위시하여 모두가 연신 감탄을 거듭하며 집어먹는데, 知味에 관한 한 아무리 자화자찬해도 지나치지 않을 내가 먹어봐도 정말 환상적이다. 轉禍爲福!  

3. 有客開門去閉門
손이 오면 문을 열고 손이 가면 문을 닫네

손들은 서너 시간 왁자지껄 웃고 떠들다가 썰물처럼 물러간다. 여기는 열 문도 닫을 문도 없다. 오늘 못한 일은 내일 하면 되고, 내일 못하면 모레? 그러다가 영영 못하면 또 못하는 거지 별 수 있나? 앞으로도 “可及的” 물 흐르는 대로 바람 부는 대로 살아볼 심산이다. 陶先生 가로되, “천명을 즐길 뿐 다시 무엇을 의심하겠는가!” (樂夫天命復奚疑)  


해설
흐흐, 다들 여여하시구먼요.

술상에 뻘건 게 뭔가했더니 가오리무침이군요. 그 놈 명도 질다. 산골 안동 마을까지 갔구먼.

그나저나 사람다컴 주민들에게는 언제나 술소식이 있을려나?
2017-03-26
23:49:07

 


白下
어허! 안동 성님들 상호가 다들 좋으십니다.
임서기에 들어 고향에서 제대로 세월을 낚고 계시네요. ^^*
부럽부럽...
2017-03-26
23:51:32

 


수인
두 분 다 반갑습니다. 이 봄이 가기 전에 한번 날 잡아 봅시다. 앞으로 우리가 봄을 40번 더 맞을 수 있겠습니까? 순례단장은 머 하시나? 2017-03-27
00:05:06

 


해설
오오, 봄을 40번이나 더 맞는다라! 갑자기 오늘이 새로워지는 느낌이네...

백하는 잘 지내시우? 웬지 그리워지네.
2017-03-27
00:32:33

 


수인
어제 급하게 쓰다보니 좀 미진하다는 느낌이 있어서 오늘 아침에 박근혜의 전화위복과 전복위화의 사례를 삽입했다. 아직까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중대 관심사이므로. 2017-03-27
08:21:37

 


구하
순례단장도 요즘 ‘樹欲靜而風不止’입니다.^^
막내 출근하느라 물리치료가 토욜로 잡혀서....토욜에도 차를 쓸 수가 없네요.
순례 가게 되면 용인에서 백하 차로 가야 하는데...올 때도 문제고...
암튼 한 번 날짜를 꼽아 보겠습니다.
2017-03-27
13:38:09

 


해설
성욱이가 벌써 발령 받았나? 축하 축하... 2017-03-27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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